봄 봄 봄 이제 화사한 그 꽃바람 사태여
짓눌린 가슴문을 활작열어요

등록일: 2011-04-02 , 작성자: 광진의소리

【광진의 소리】아래 작품은 사진작가 장석룡님(83세.자양동 거주)이 광진의 소리 독자님들께 선물로 보내오셨습니다.

※★ 목연화 와 진달래꽃 ★※--

서울에 맨먼저 우리동네에 찾아온 화신1호

목연꽃, 산수유꽃, 개나리꽃 그리고 진달래 꽃

자양고교와 동자초교, 동자초교의 꽃이 더 활짝

2011,04,01(금)연무현상(5/15℃)


이런 멘트를 함께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일부 사진과 시 등 글은 광진의 소리에서 편집했습니다. 광진의 소리 독자님들의 다양한 소재의 사진작품,시,수필,꽁뜨 등의 소개를 해드립니다.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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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이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건가

가끔 바람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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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甘露海仁 ※★


- 황금나무 -


신이 몰래 혼자 마시는 감로수
보리수 이파리에 슬쩍 묻혀
한 모금 입술에 적시고

고요한 海面에 萬象 진실을 비추니
모든 번뇌망상 사라져

우주大覺 !
바로 그곳 海仁三昧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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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노래 ※★

노천명

사월이 오면, 사월이 오면은
향기로운 라일락이 우거지리

회색빛 우울을 걷어 버리고
가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

저 라일락 아래로 라일락 아래로
푸른물 다담뿍 안고

사월이 오면 가냘푼 맥박에도
피가 더하리니

나의 사람아 눈물을 걷자
청춘의 노래를 사월의 정령을
드높이 기운차게 불려 보지 않으려나

앙상한 얼골이 구름을 벗기고
사월의 태양을 맞기 위해
다시 거문고의 줄을 골라
내 노래에 맞추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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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

- 신달자 -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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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치다, 장구소리 들리다 ※★

김영심

오늘 두 귀는
얼마나 소란했던가
마음을 닫으면 귀도 닫히련만,

슬픈 소리가
낯선 공기방울로 떠돌다 들어와
나를 휘젓는다

창가에 머물다 사라지는 한낮의 봄빛 같은 소리
생은 얼마나 빠르고 가벼운가

보지 말아야 할 것
가지 말아야 할 곳
귀는 입보다 많은 말을 알고 있다

생의 반이 구겨지고
이제 겨우, 나는 듣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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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차산 시목(詩木)에 역사의 여울목 이루고 ★※--


- 황금나무 유윤석 -


그래 반갑다
돈이 없어 고래등 바위에 새긴 시비(詩碑)가
아니어도 반갑다

우리동네 구청에서
아차산 등산로와 쉼터
위치 괜찮은 곳 10곳에

나무 판대기에 시 한 수씩 새겨 넣은
“詩木”을 10개 세웠다니 반갑다

가난한 선비 집에서 거문고 소리 들리는 듯하다
한동안 발길을 끊은 아차산을 다시 찾고싶다

일찍이 아득한 신화였던가
백두대간의 웅대한 민족정기가
광주산맥의 한 이새를 타고 내려와
아차산 묏뿌리 암반(巖盤) 깊숙이 불씨를 묻어 두었다는.

사화산(死火山)으로 버려졌던 아차산
요즘 기지개를 켜고
활화산(活火山)으로 용틀임이다

이제,
고구려,백제,신라 민족상잔의 삼국지 전쟁상흔이
뼈아픈 교훈을 던지며

‘다시는 싸우지 말라‘고
‘다시는 피흘리지 말라‘고
‘3국혼(魂)이 하나가 되어 동방의 새 빛이 되라‘고

1천 6백년 묵은 두꺼운 지각(地殼)을 뚫고
펄펄 끓어오르는 용암의 붉은 불길을 솟구치려 한다

Ⅱ

아차산 고구려 역사 재조명 작업은
중국대륙을 제패한 광개토대왕의 민족기개를 불러들이려는
38만 광진구민의 ‘역사의 블랙 퍼포먼스’다

관(官)이 역사위에 잠자면 민중이 깨어나야 한다
민중이 미몽이면 관이 새벽 종을 울려야 한다

아차산 고구려 역사문화의 되살림은
한민족의 영원한 멍에

1600년 묵은 동서간의 미움과
남과 북의 ‘으르렁거림 짓’을 통열히 참회하는,

해서,
동서와 남과 북의 한민족 대화합의 용광로로서
활활 타오르는
휘황한 동북아의 새 빛이어야 한다

골짜기가 깊어 계곡물소리 또한 웅장하다
백두대간의 광주산맥 줄기를 타고 내려와
웅혼한 고구려 기상이 서린 깊은 역사의 계곡

가물어 메말랐던 아차산에
광진구의 가난한 시어(詩語)들이 한데 어우러진단다

솰솰솰
우르쾅쾅
쪼르르르륵

아차산 시목(詩木)에 역사의 여울목소리 아름답다
아차산의 숨소리가 청아하게 들린다
모처럼.
(200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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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

- 이슬 -

부르지 않아도
이미
와 있는 너

이승의 어느 끝엘 가면
네 모습
안 보일까..

물 같은 그리움을
아직은 우리
아껴 써야 하리

내가 바람이면
끝도 없는 파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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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

- 하나은 -


빛나기 위해
다시 고독 해야 한다

제 몸에 돋아 난 상처
거뜬히 달래고
살픗, 일어 서야 한다


손 내밀어도 닿을 수 없는
그대 가슴에
숨어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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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옛날 우리동네뉴스 시절 추억의 갤러리입니다.
4계절의 변화, 자연의 순환이 참 아름다우면서도 섬뜩 섬뜩 ‘무상함‘을 느낌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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