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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갤러리, 아차산에서 초가을 정적을 쓰는 남자
청암약수터에서 초가을 청심을 닦는 소리 청아한 소리
등록일: 2016-09-03 , 작성자: 광진의소리
<광진의소리 위크엔드 갤러리=윤석화 기자>
3일(토) 점심을 먹고 가벼운 아차산 주말산책길이다.
호젓한 숲속 작은 옹달샘에서 들려오는 정적을 쓰는 빗자루소리가 귓가에 여울진다.
아차산 광장동편 청암약수터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보니 왠 남자가 약수터 주변에 널부러진 낙엽을 쓸고 있다. 50대 후반 초로인생인듯.
아무도 없는,말그대로 호젓한 숲속 옹달샘이다.
순간 너무 뭉클하여 조용히 핸폰을 눌렀다. 꾸며지지 않은 ‘청심’을 사진에 담고싶어서였다.
“누군데 사진을 찍나요? 허락도 없이...”
앗차, 워낙 정적의 골짝기라 작은 셔텨소리가 천둥처럼 들렸을까.
-.선생님,제가 광장동 사는데요. 가끔 여기 옵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 청소하는 모습이 순간 뭉클해서요....
신분을 밝혔다.
“뭔 별말씀을요.”
-.여긴 자주 오시나요?
“예.제가 광장동으로 이사를 온뒤로 한 15년정도 됩니다. 처음엔 운동삼아서 올라왔는데 이 물을 새벽에 조금씩 나오는걸 먹다보니...”
-.물맛이 좋지요?
“예.물이 깨끗하고 물맛이 좋아서 길을 튼거죠”
-.오늘은 어떻게 해서 청소를 ....“
“아,어제 비가 왔잖아요? 낙엽이 많이 널부러져 있어서 여기 청소함에서 빗자루를 꺼내 한번 쓸었어요.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제 마음을 쓰는 기분도 들고요”
-.아,예.청암약수터에서 호젓한 숲속의 가을낙엽을 쓸면서 마음의 청정심도 ...
“아니요. 저보다도 다른 분도 봉사하는 분이 있어요. 저에 대한 기사는 쓰지마세요”
-.그전에 뭐 하셨나요?
“아, 대학가에서 인쇄업을 한 30년했지요. 70년대 후반 대학에 들어간후(77학번) 80년대 암울한 시대상을 다 눈으로 지켜보기도 했지요. 하하하.”
-. 물이 좋아서 아차산에 올랐다가 옹달샘주변을 청결하게 해주시니 다음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좋습니까?
“저도 단순히 그 생각을 했어요. 비맞은 가을낙엽이 쌓이면 지저분하고....”
이름 밝히기를 내내 손사래쳤다.
자기보다 더 열심히 청소하는 분이 있다면서 겸손해 하신다.
명문식 선생이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호젓한 숲속계곡 옹달샘 약수터 주변을 청결하게 쓸어 다음 이용자들을 배려하는 청심(淸心)이 호젓한 청암약수터에 선인(仙人)의 화신인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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